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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음 소희들을 위하여
이름 최현장
작성일자 202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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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들을 위하여



불쌍한 아이들

장마가 언제였을까 싶게 불볕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장

마는 잊을 수 없지요. 그 어느 때보다 큰 피해를 냈습니다. 오송 지하차도에서

많은 희생자가 나왔고, 해병대 장병도 죽었습니다. 막을 수 있는 인재들이었다

고 하기에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기시감, 159명이 죽은 이태원 참사도 마찬

가지였지요. 더 멀리는 천안함이 있고 세월호가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문제

가 무엇이다 대책을 세우겠다 호들갑을 떨지만, 책임지는 사람 사과 한마디

없이 당한 사람만 죄인이 됩니다. 언제까지 이런 일이 반복될는지요.

 

사회 한 켠에선 청년 여교사의 죽음이 있었습니다. ‘금쪽같은 아이, 내 자식

은 특별하다고 여기는 갑질 학부모로부터 상상할 수 없는 고충을 받았습니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요. 어린이집으로부터 초중고까지, 도처에서 들리는 선

생님들의 아우성치는 소리가 처연합니다. 학생인권조례를 손본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입시와 경쟁으로 치달아온 공교육의 폐해입니다. 입시가 끝나면 학

교마다 나붙는 현수막들, “의대 **명 서울대학 **”. 이젠 정말 이런 깃발들

이 나부껴선 안 됩니다. 애들 죽이는 일이요 나라 망하는 길입니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우리 젊은이들 불쌍하지요. 대학에 취직에 사랑에 결혼에

출산에, 모두가 신나고 희망찬 단어들이지만 벼랑 끝에 서 있는 저들에게는

당신들의 천국일 뿐입니다.

 

<다음 소희>라는 영화가 있어요. 1000만 영화는커녕 10만 명 정도 본 영화이

지만, 꼭 보시면 좋겠어요. 콜센터 현장 실습생의 고충을 다뤘습니다. 2017

전주의 한 특성화고 홍 모 여학생이 목숨을 끊은 사건을 바탕으로 합니다.

런데도 교육부 노동부 회사, 심지어 학교조차 책임을 미루기에 급급합니다.

런 일이 계속된다면, next 다음 장병, 다음 교사, 다음 동은, 다음 소희는 내

자녀들이 될 수 있습니다. 저들은 오늘 어떤 꿈을 꾸며 살아 갈까요?

 

이런 세상 꿈꾸며

<불가능하다고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책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꿈꾸는

사람들이지요. 요셉이 그랬습니다. 팔려가고 옥에 갇히고 모함 당해서 그 꿈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거룩과 정직으로 일하며

기다릴 때 하나님께서 그 꿈을 이루셨습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꿈이 있으셨습니다. 사람들은 골고다

십자가에서 그 꿈이 끝날 줄 알았지만, 다시 사시사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습

니다. 그래서 지난 주간에도 두 건의 장례식이 있었지만 우리는 절망하지 않

습니다. 내게도 그 날이 올 것이지만 세상 사람처럼 낙심하지 않습니다. 예수

께서 인류구원의 꿈을 이루사 모든 죽어가는 생명들에게 희망을 주셨기 때문

입니다.

 

요셉처럼 주님처럼, 우리가 꿈꾸는 자의 계보 위에 서 있는 성도들일진대,

런 세상을 꿈꿀 수는 없을까요? 선생님과 학생이 서로 사랑하며 존경하는 교

실 말입니다. 교사와 학부모가 말이 통해 서로 이해하며 공감하는 학교 말입

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 존 키팅 같은 선생님이 인정받는 세상 말입니다.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소희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 말입니다.

와 내 자식만이 아니라 모두가 잘 살아 더불어 숲을 이루는 세상 말입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요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좋은 법안을 만들어 아이들을 죽

음으로 내모는 일을 줄여야 합니다. 법만으론 해결될 수 없겠지요. 그 법이 잘

실행되는지 눈을 부릅뜨고 볼 일입니다. 오늘도 콜센터에 전화하는 내가 친절

하고, 댓글을 쓰는 내가 순화되어야 합니다. 예수 믿는 학부모인 내가 조심해

야 합니다. 무엇보다, 오늘도 그 어디에선가 죽어가는 이 땅의 소희들의 아픔

에 함께 공감해야 합니다. 다음 소희들을 위하여.

 

가장 어려운 일은 남의 고통을 고치겠다고덤벼들지 않는 일, 그냥 그 사람

의 신비와 고통의 가장자리에서 공손하게 가만히 서 있는 일이다

파커 팔머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중에서 95.

 



/사랑으로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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