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인생

• 싸이 흠뻑쇼

지난 7월에 원주가 난리 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시장 경찰서장 소방대장 등이

안전대책 회의까지 열었다지요. 종합운동장에 젊은이들 2만여 명이 모였다 하

니 그럴 만도 해요. 도심으로 들어가는 교통이 통제되고, 늦은 밤까지 시끄러

운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무엇일까요? ‘싸이 공연’, 흠뻑쇼. 몸을 물로 땀으로 다 적셔서 흠뻑쇼인가요.

가 본 청년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싸이의 힘이 대단하더군요. 10여 년 되었지

요. <강남 스타일>. 유튜브로 공연 실황을 봤더니 엄청납니다. 특히 그의 춤이

에요. 말춤, ‘뚜그닥 뚜그닥’. 관객들 모두 함께 춤을 추는 집단 군무입니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공연할 때 10만 명이 말춤을 추었대요. 우리나라뿐 아

니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어, 그때 온 세상을 춤추게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는 춤추는 인생인가?’.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데, 하물며 복음이랴.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은 인생을 춤추게 합니다. 그런 의

미에서 성도는 춤추는 사람입니다. 사람들 앞에서는 부끄러워서 꼭꼭 숨는 음

치 몸치들이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어린아이처럼 춤추는 사람.

(시149:3)“춤추며 그의 이름을 찬양하며 소고와 수금으로 그를 찬양할지어다”

• 춤추시는 하나님

몇 년 전 추수감사주일에 찬양경연대회 때, 남녀선교회에서 율동하며 찬양하

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몸빼 바지 입고 노래하며 춤추던 <강병철과 삼태기>

남선교회 회원들. 여성들은 고무장갑 끼고, 양파 머리하고 <내 영혼이 은총

입어>, <무화과나무 잎이 마르고>를 불렀습니다. 그 사진 영상 공개하면 ‘흑역

사’라고 손사래 치실 분들이 계실까 몰라요. 그러나 하나님 기뻐하셨으리라.

하나님도 춤추셨을 것이라.

사람만 춤을 추느냐? 하나님도 춤추십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만드시고는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시지요. 성경 문

자여서 좀 딱딱한데, 히)토브 메호드는 “야아 좋다～”입니다. 아담 하와까지

만드시고는 ‘토브 메호드’, “야 너무너무 좋다”. 기뻐서 말춤(?), 아니 막춤을

추셨을 것입니다.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서 온 산을 헤맨 목자가 그 양을 찾았어요. “찾은즉

기뻐서 양을 어깨에 메고”(눅15:5). 얼마나 좋은지 양을 줄에 묶고 내려온 게

아니라 어깨에 멘 것입니다. 메기만 했을까? 춤을 추고 내려 왔을 것입니다.

오래전 교육전도사로 섬기던 안산제일교회에 고훈 목사님. 시집을 냈다고 주

시는데, 제목이 <목자의 휘파람 소리>입니다. 요지는 그거예요. ‘나를 찾고는

너무 좋아서 목에 두르고 휘파람 불며 덩실덩실 춤추면서 산을 내려오는 예수

님’. 그 예수님이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영국의 시인 시드니 카터(S. B. Carter)는 ‘춤추시는 하나님’(Lord of the

Dance)’이란 시를 썼습니다. 예수님을 춤의 왕으로 묘사했습니다. 7,80년에

교회 젊은이들이 많이 불렀던 노래이었지요.

“이 세상이 창조되던 그 아침에 나는 아버지와 함께 춤을 추었다

내가 베들레헴에 태어났을 때도 하늘의 춤을 추었다

(중략)

춤춰라 어디서든지 힘차게 멋있게 춤춰라

나는 춤의 왕 너 어디 있든지 나는 춤 속에 너 인도 하련다”

그 주님께서 나를 춤추는 인생으로 초대하십니다. 세상적인 춤 말고 기쁨의

춤, 은혜의 춤, 신명 나는 인생의 춤으로.

• 춤추는 인생

판소리는 자랑스러운 우리 전통 음악이지요. 오페라 뮤지컬과 다르게 명창(名

唱) 혼자 소리를 다 냅니다. 춘향이도 하고 이몽룡도 방자 향단이도 되지요.

완창하는 데 대여섯 시간이나 걸리니 엄청나지요. 그 많은 시간 어떻게 소리

를 낼까?

이때 고수(鼓手)가 중요하다고 해요. 북이나 장구를 치며 명창에게 장단을 맞

춰 주는 사람입니다. 장단만 아니라 추임새를 넣습니다. ‘얼씨구 좋지 잘헌다

그랬구나’. 고수가 없으면 명창은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보비위’라

해서, 명창이 힘들 때 장단으로 힘을 줍니다. 소리가 느려지면 빨리 쳐 주고,

박자를 빼먹거나 늘였을 때 얼른 가늠해서 넘어가게 합니다. 추임새를 통해

어깨를 들썩이며 춤추게 합니다.

예수님은 고수이시라. 우리를 노래하게 하십니다. 힘을 주시사 춤추게 하십니

다. 하나님 말씀은 리듬입니다. ‘주님의 장단, 말씀의 리듬에 맞춰 기쁨의 춤

을 추라’.

물론 우리 인생이 춤출 상황이 아닙니다. 나는 춤을 못 춰요. “아빠 이제 한

살인데 어떻게 걸으라고요. 내 인생이 이리 힘든데 춤은 무슨, 나 그냥 포기할

래요”. 그러나 아빠가 말해요. “해봐, 걸어봐, 다시 일어서. 할 수 있어. 걸어

야지 춤을 춰야지. 날아 올라야지. 멋지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야지”.

주님은 이 땅에 오셔서 그 일을 하셨습니다. 벳세다 들녘에서 굶주려 허기진

인생들에게, 38년간 병든 몸으로 주저앉은 베데스다 인생에게, 매일 실패해서

닭 울음소리로 사는 베드로 인생에게, 영혼이 목말라 우물가를 찾은 수가성

여인 인생에게, 말씀하십니다. “다시 걸어야지. 내가 너와 함께 하는데, 일어

나야지. 힘을 내야지. 다시 시작해야지”

(시37:24)“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춤을 잃어버린 인생이십니까? 세상 춤 말고 거룩한 춤 은혜의 춤. 나를 춤추

게 하시는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춤의 왕 우리 주님과 함께 춤추는 인생이 되

시길 바랍니다.

(시30:11)“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

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