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불이 있는가?”

-신년 표어(1)

• 제단의 불

2024년 우리가 한 해 동안 만들어갈 이야기는, 이것입니다.

“성령의 불이 불타는 교회”.

새해 표어인데요, 주제 성구는 (레6:13절)입니다.

“불은 끊임이 없이 제단 위에 피워 꺼지지 않게 할지니라”

이 표어에는 세 가지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내 안에 성령의 불이 있는가?”

둘째, “그 불이 사그라들고 있지 않은가?”

셋째, “주변에 그 불을 붙이고 있는가?”

• 성소의 불

첫째는 “내 안에 성령의 불이 있는가?”입니다. 구약 성막 제사에 꼭 필요한

것이 있어요. 이게 없으면 제사 못 드려요. 아니 드려도 드리나 마나입니다.

뭘까, 지성소에 법궤? 성소에 등대 떡상 제단? 다 중요하지만 ‘불’이 중요했습

니다. 구약 성소의 특징, 불이 활활 타오르는 곳입니다. 성소 안의 향단과 등

대에, 성소 밖의 번제단에. 제사장의 주된 사명은 이 불들이 꺼지지 않게 하는

일이에요. 제물이 태워지는 제사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저녁부터 아침까지,

제단에 불을 살라서 계속 타오르게 하라.

예전엔 집마다 불씨를 귀히 여겼지요. 전기가 없고 성냥도 귀하던 시절, 불이

있어야 밥을 짓고 음식을 했습니다. 불씨를 보존하기 위해 부엌 아궁이에, 화

로에 불을 쟁여 놨어요. 어릴 때 시골 큰댁에 가면 안방에 화롯불이 있었어요.

그게 불씨예요. “불씨를 꺼뜨리면 집안이 망한다”. 며느리가 시집에서 쫓겨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부엌 신 부뚜막 신이 있었어요. 조왕신(竈王神)이라 해

서 불을 관장하는 신을 섬겼습니다. 우리가 예수 믿고 이런 거 다 집어치웠으

니 얼마나 감사해요.

전라남도 영광군에 신호준 씨 집은 그 터에서 20대째, 무려 600여 년을 살고

있습니다. <영광 신호준 가옥> 지방 문화재 26호라 합니다. 500년 전에 붙인

불씨를 계속 살려 온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오래 간직한 불이라도 사람이 붙인 불이에요. 구약 성소의 불

은 하나님이 주신 불입니다. 하나님은 그 불과 함께 성소에 임하셨습니다. 그

불로 제물, 모든 죄악을 태웠습니다. 그 불을 통해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우리와 함께하심을 확인했습니다. 그 불이 갈멜산 제단에 임하자 우상

과 죄악들을 태우고 바알 숭배자들에게서 승리했습니다. 솔로몬이 성전을 다

짓고 기도하자, 하나님께서 제단의 불 가운데 임재하사 말씀하시고 기도에 응

답하셨습니다.

• 예수님과 불

신약에 보니 예수께서 그 불을 귀히 여기셨어요. 세례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

는데, 예수님은 성령과 불로 세례 주신다, 말씀합니다. 심지어 주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를 이렇게 말씀하세요. ‘내가 불을 지르러 왔다’.

(눅12:49)“내가 불을 땅에 던지러 왔노니 이 불이 이미 붙었으면 내가 무엇을

원하리요”

주님이 가는 곳마다 불이 붙었습니다. 교회는 어떤 곳인가? ‘불이 있는 곳’입

니다. 말씀의 불 기도의 불. 은혜의 불 사명의 불.

한 해 동안 신앙생활이 힘들 때 있을 것입니다. 그때마다 들춰 보십시오. “내

안에 불이 있는가? 내게 주신 은혜의 불이 사그라든 것 아닌가?” 봉사와 헌신

이 힘든 이유,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실은 불이 꺼져가기 때문입니다. 불 없

이 하면 힘듭니다. 불이 있으면 쉽습니다. 불붙은 사람은 변화되고 세상을 변

화시킵니다.

성령의 불이 뜨겁게 타오르는 교회, 그 불을 받아서 힘차게 시작하는 한 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