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그 불을 붙이고 있는가?”

-신년 표어(3)

• 불붙이는 사람

지금 겨울성경학교가 한참 진행 중입니다. 어릴 적 교회 수련회 때를 생각해

보면, 어느 조는 신이 났습니다. 찬양대회를 해도, 촌극이나 밥먹을 때에도

‘하하 호호’, 뭘 해도 잔칫집처럼 재미있습니다. 왜일까? 그 오빠 때문입니다.

그 오빠가 있으면 그 조는 삽니다. 꺼져가는 불도 확 살아납니다. “그 오빠 우

리 조 였으면”.

그런데 어느 조는 맹맹해요. 초상집인가? 거기 오빠는 장래 희망이 ‘소방수’인

지 가는 곳마다 불을 끕니다. ‘갑분싸’(?) 웃음의 불 은혜의 불이 사그라들어

요.

예, ‘불붙이는 사람’이 있고 ‘불끄는 사람’이 있어요. 불끄는 사람 곁에는 속히

떠나세요. 늘 부정적입니다. 판단만 많습니다. 가는 곳마다 불이 꺼져요. 성령

의 역사를 제한합니다. (살전5:19)“성령을 소멸하지 말며”.

그러나 가까이할수록 가슴을 뜨겁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시 기도하게 하

고, 교회와 예배를 사모하며, 복음의 열정을 불타게 합니다.

• 교회, 불지피는 곳

어릴 때 불놀이 불장난도 많이 했지요. 불이 활활 타오르다가 한순간 잦아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밑에 잘 타는 낙엽이나 신문지, 바싹 마른 잔가지 같은

걸 쟁여 놓지요. ‘불쏘시개’입니다. 그리고는 엎드려서 후후~ 붑니다. 매운 연

기에 눈물 콧물, 얼굴은 새카매지지요. 그러면 꺼져가던 불이 다시 확 타오릅

니다.

그렇게 삶의 자리에서 불붙이는 사람 되라, 하십니다. 교회에도 사그라드는 곳

이 있습니다. 왜 아니겠어요. 한국교회가 사그라들고 있는데. “우리 교회는 왜

이래?” 이러지 말고, 내가 불쏘시개가 되고, 후후 불어 불붙이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영국의 시인 예이츠는 이런 말을 해요.

“교육은 물통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불을 지피는 것이다”

우리 교회를 생각합니다. 물통을 채우는 일이라면 큰 교회, 환경조건이 좋은

교회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에 불을 지피는 일이라면 우리 교회 선생

님들, 뜨겁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어떤 곳인가? 불을 지피는 곳입니다. 예배와 열정의 불, 말씀과 기도

의 불, 사랑과 봉사의 불, 선교와 전도의 불. 설교는 불을 붙이는 시간입니다.

그 불을 받아서 내 삶의 자리를 불처럼 달구며 사는 사람, 성도입니다. “불은

불을 낳는다!”

• 말하는 양초

어떤 집에 갑자기 전기가 나갔어요. 주인이 창고에 가서 양초를 찾습니다.

양초 한 자루를 잡고는 불을 붙이려 하는데 웬일예요. 양초가 말을 합니다.

“주인님,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습니다. 지금 어떻게 하면 더 큰불을 밝힐지

연구 중입니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어요. 다음에 사용하시면 안 될까요?”

“이상하다 양초가 말을 하네?”

옆에 있는 양초를 사용하려 하자 그도 말을 합니다.

“나는 불을 밝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묵상 중입니다.

아직 묵상에서 깨지 못했어요. 그때까지 불밝히는 것을 연기하면 안되겠습니

까?”

“어~ 양초가 말을 하네?”

주인이 이제는 옆에 나란히 서 있는 네 개의 양초를 잡고는 불을 밝히려 합니

다. 그랬더니 네 양초가 함께 소리를 지릅니다.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찬양연습 중입니다. 4중창. ♪‘이 작은 나의 빛 비취

게 할테야’ 그러니 아직 준비가 안 됐습니다”.

“어어, 양초가 노래를 하네?”

주인은 그 어떤 양초로도 불을 밝힐 수 없었습니다. 아내가 말해요.

“도대체 그 양초들 어디서 사 왔길래 그래요?”

생각해 보니 그 양초들은 옆 마을 문닫은 교회에서 사 왔습니다.

“아 그랬구나!”

(맥스 루케이도,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시는 주님>에서)

우리가 이렇게 예배하고 말씀기도찬양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만 머무르면

안되지요. “아, 난 더 뜨거운 말씀 들어야 해, 성경공부가 필요해, 더 기도하

고 준비해서 힘을 얻은 후에?”

주께서 말씀하십니다. “아니 미루지 말라. 2024년 1월 마지막 주일, 이 예배

마치고 나가면 바로 불을 밝히라, 냉랭한 가정, 추운 세상을 뜨겁게 하라, 떨

고 있는 사람에게 따스한 사랑의 불을 나눠주라, 죽어가는 영혼에게 생명의

불을 전하라”.

• 나도 불이다

시인 안도현은 <너에게 묻는다>에서 이렇게 읊지요.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연탄은 온몸을 다 태워 뜨끈뜨근한 아랫목을 만듭니다. 한겨울 추운 이들 손

을 녹여 주고 차갑게 식은 국을 데워 줍니다. 다 탄 연탄재는 미끄러운 길에

뿌려져 사람들을 안전하게 해 줍니다. 그러니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있느냐, 뜨거운 열정으로 살고 있느냐? 죽어

가는 영혼을 살리기 위해 복음을 전해 봤느냐?”

예수님은 연탄과 같으신 분입니다. 십자가에서 자신을 다 불태워 우리에게 그

사랑을 주셨습니다. 다 타신 후에도 산산이 으깨진 연탄재가 되어 미끄러운

길에 뿌려지셨습니다. 사람들이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내셨습니다. 그 길

은 구원의 길, 축복의 길입니다. 우리가 지금 그 길을 걷고 있는 것이지요.

그 주님께서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내가 불을 던지러 왔노라”(눅12:49)

이제는 우리 차례입니다.

“나도 불이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