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교회(2)

• 이야기 성경

이런 마음으로 성경을 보니, 성경은 이야기입니다. narrative. 하나님의 창조

이야기, 구원과 사랑 이야기. 그리고 믿음으로 그 하나님을 만난 인간의 이야

기.

구약을 볼까요. 하나님이 먼저 이스라엘을 택하사 저들과 함께하신 이야기이

지요. 애굽에서 광야에서 가나안 땅에서. 그런데 저들이 죄악 가운데 돌아오지

않았어요. 모든 인생 이야기예요. 궁극적으로 이 땅에 구원이 임하지 못했습니

다.

그래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야기, 신약입니다. 주께서 사람들과 함께 하

사, 말씀하시고 고치시고 사랑하시며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야기.

요즘 수요일에 예수님의 비유에 대해 보고 있는데요, 비유는 한 마디로 이야

기이지요. 예수님은 탁월한 이야기꾼입니다. 잃어버린 은전 비유, 겨자씨와 누

룩 비유, 무화과나무 비유. 당시에 어린아이라도 잘 아는 식물 동물 자연현상

등을 통해, 천국의 비밀을 이야기로 풀어 주셨습니다.

“비유(이야기)가 아니면 아무것도 말씀하지 아니하셨으니”(마13:34)

‘잃은 양 한 마리’ 이야기를 들으며 목자이신 하나님을 생각하고, 탕자 이야기

를 들으며 ‘내가 집 나간 그 아들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공중의 새, 들에 백

합과 이야기를 들으며, ‘하물며 나일까보냐’ 주께서 나를 지켜 주신다는 믿음

을 갖게 됩니다.

이렇듯 성경을 이야기로 읽는다면 어떨까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라 생명과

구원의 이야기로. 교사가 아이에게 성경 공부? 아니 성경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면! 설교도 마찬가지이지요. 딱딱한 선포(proclamation)가 아니라 삶의

이야기(story)로 전한다면. 설교학자 크레독(Fred B. Craddock)이 말합니다.

“메시지의 본질적인 구조는 언제나 이야기의 특성을 가져야 한다”

• 이야기가 있는 인생

그런데, 이야기하시는 하나님은 우리 또한 이야기 하기를 원하십니다.

“믿음 안에서 살아간 이야기가 있느냐, 듣지만 말고 그것을 말하고 있느냐?”

그것이 간증이고 설교이며 전도입니다.

12해 혈루병 앓던 여인 사건을 볼까요.

(눅8:47)“여자가 스스로 숨기지 못할 줄 알고 떨며 나아와 엎드리어 그 손댄

이유와 곧 나은 것을 ‘모든 사람 앞에서 말하니’” (48)“예수께서 이르시되 딸

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하시더라”

이 병고침의 기적은 무리들이 밀려드는 과정에서 은밀히 이루어졌습니다. 주

님조차도 경황이 없으셨어요. “누가 내 옷자락에 손을 대었느냐?”

그런데 주님은 고침받은 여인에게, 사람들 앞에서 이 일을 말하게 하십니다.

‘모든 사람 앞에서 말하니’. 그것이 참된 믿음이고 그리할 때 진정한 구원과

평안이 임했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병고침은 옷깃에 손을 댈 때,

구원과 평안은 믿음으로 그 일을 이야기할 때!

그래서 구역 선교회, 소모임이 귀합니다. 먼저는 이렇게 예배를 통해 은혜를

받아야 하고, 그리고 그 말씀 따라 ‘믿음 안에서’ 살아간 이야기를 나눠야 합

니다. 성도 간에, 삶의 자리에서.

말씀에 은혜받은 이야기, 슬픔 중 위로받은 이야기, 절망 중 힘을 얻은 이야

기, 믿음으로 유혹에서 버틴 이야기, 두려운 밤길 찬양하며 걸은 이야기. 그

삶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때, 그때에야 비로소 온전한 구원과 평안이 임하

리라.

유대인 자녀교육은 유명하지요. ‘베갯머리 교육이라’. 돌 지날 무렵부터 베갯

머리에서 부모가 하나님에 대해, 믿음의 조상들에 대해, 성경공부? 성경이야기

를 들려줍니다. 물론 민족주의로 흘러 이웃나라를 힘들게 할 때가 있지만, 그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만들어집니다.

“유대인의 힘은 이야기의 힘이라”.

누군가에게 삶의 이야기를 하십니까? 특히 ‘믿음 안에서’ 살아간 신앙 이야기

말입니다. “먹고살기 바쁜데 무슨?”. 아니요. 그때가 귀합니다. 그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 ‘믿음 안에서’ 살아간 이야기가 능력의 말씀이 됩니다.

연예인들 운동선수들 이야기하라면 입이 부족할 때가 있어요.

“누가 얼마 받았다, 누구랑 사귄다더라, 어디 성형했다더라”.

이런 남의 이야기 말고, 내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 잘난 이야기, 자

랑하는 말이 아니라, ‘믿음 안에서’ 살아간 내 이야기 신앙 이야기.

• 이야기가 있는 교회

얼마 전에 어느 성도 부부로부터 귀한 선물을 받았어요. 평생 처음 받는 ‘책’

이에요. 살면서 책을 한두 권 받았겠냐만 그 책은 특별합니다. 8권 한 질입니

다. 다름 아닌 홈피 <목자의 글>을 책으로 만드셨습니다. 그 부부는 이제까지

목자의 글을 전부 모아서 그 글에 맞는 사진 그림을 일일이 넣었어요. 그리고

예쁜 제본을 해서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세상에 두 질밖에 없는 책이에요. 그

분들 집에, 제게. 제게는 가장 귀하고 소중한 재산목록 1호입니다.

저는 그 책을 개인의 글이 아니라 영락교회 이야기라 생각해요. 제가 썼지만

온 성도들이 만들어간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교회는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는 교회를 만든다”.

산다는 것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일이요, 그 이야기들이 모이고 모여 인생이

되고, 교회를 이룹니다.

창립기념주일을 맞은 우리 교회에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가득하길 빕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