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을 소중히

• 목사에게 주일이란?

목사에게 주일은 참 바쁜 날입니다. 아침에 교역자들이 모여 기도로 시작해서

하루 종일 예배와 모임이 가득하지요. 육신으로는 피곤하지만, 많은 교우들이

주의 성전에 올라 예배하며 교제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

리고 모든 사역을 다 마치면 또다시 교역자 회의를 통해 하루를 마무리합니

다. 손목사님은 한 주간 있었던 예배 통계를 보고합니다. 주일예배를 중심으로

오후예배, 수요예배, 심야기도회까지 예배에 참석한 인원과 출결을 알 수 있습

니다. 전도사님들은 각자가 맡은 교회학교 각 부서의 형편에 대해 보고하고,

교회 전체 모임과 행사들을 점검합니다. 또한 재정부에서는 한 주간 재정 통

계를 정리해서 주십니다. 십일조를 비롯해 헌금하신 분들의 명단과 봉투를 함

께 주시면, 그것을 가지고 한 주간 기도해 드립니다.

그때, 그 보고서들을 받을 때 목사의 마음은 어떨까요. 한 주간의 모든 사역을

마무리하는 시간, 통지표를 받는 아이의 심정이 되기도 하고, 추수한 농부의

마음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 총 몇 명의 성도들이 오셨습니다.”

성도들은 많이 오실 때도 있고 적게 오실 때도 있습니다. 새가족이 있을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오랜만에 오신 성도들이 계십니다. 많이 오

셔서 자리가 가득차면 마음이 밝습니다. 예배시간은 다 됐는데 빈자리가 가득

하면 먹먹해 집니다. 연휴나 날씨에 따라 인원이 적지 않게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요?

잠시 보고서 위에 눈을 두고, 오신 분들 이름을 살피고 못 오신 분들을 떠올

립니다. 아무래도 목사의 눈은 오신 분들보다 안 오신 분에게 갑니다. 행여 눈

에 보이는 성도들로 인해 보이지 않는 성도를 소홀히 할까 두려운 마음으로,

“무슨 일이 있으신가...?”

• 예수님 마음

그날 예수님의 눈은 바닷가의 많은 무리들 속에 레위가 없음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찾아 가셨습니다. “또 지나가시다가 알패오의 아들 레위가 세관

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저에게 이르시되 나를 좇으라 하시니 일어나 좇으

니라”(막2:14)

예수님은 세관에 앉아 있는 레위를 ‘보셨습니다.’ 소경 바디매오를 보셨듯이,

옷깃을 만진 여인을 보셨듯이 레위를 ‘보셨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를 처음

보신 걸까요? 그 바로 앞 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께서 다시 바닷가에 나

가시매 무리가 다 나아왔거늘 예수께서 저희를 가르치시니라”(막2:13). 바닷가

에 많은 무리가 모여 있었습니다. 예수께서 그들을 가르치셨습니다. 사람들도

예수님을 보고, 예수님도 눈앞에 사람들을 보고 계십니다. 그 눈은 눈앞에 ‘있

는 것’을 보는 눈 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눈앞에 ‘없는 것’을 보는 눈을 가

지셨습니다. 그 눈으로 무리들을 바라보시자,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이 보였습니

다. 여기 예수님의 특별함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 자리에 많은 무리만을 보

신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없는 한 사람 마태를 보셨습니다. 그도 소중히 여

기셨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눈입니다.

• 눈앞에 없는 것을 보는 눈

우리는 육신의 눈을 가지고 ‘보이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볼 수 없

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멀리 있는 것을 잘 보지 못합니다. 너무 가까이 있어

도 못 봅니다. 너무 커도, 너무 작아도 보이지 않습니다. 뒤에 있는 것도 보지

못할 뿐더러, 눈앞에 얇은 종이 한 장만 가려도 그 너머에 있는 것을 볼 수

없습니다. 눈앞에 있는 것만을 보는 우리 눈은 한계가 많습니다. 그러기에 하

나님은 성도에게 눈앞에 ‘없는 것’을 보는 눈을 주셨습니다.

이렇듯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으로 서로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좌우를 보세요. 누구와 예배하고 있는지 보십시오. 혹 누가누군지 아무도

모르겠습니까? 그런 분은 좀 더 교회안쪽에 들어오십시오. 혹 지금 이 자리에

오지 못한 분들이 보이십니까? 당연히 여기 있어야 할 구역 식구 중에 오지

못한 사람이 보이십니까? 당연히 거기 있어야 할 선교회 회원이 없는 것은 아

닙니까? 전도해서 등록시킨 사람이 보이십니까? 우리 가족들이 다 보이십니

까? 혹 오신 분만 보는 중에, 정신없이 봉사하고 있는 ‘마르다’들을 잊은 것은

아닙니까? 오지 못하신 분들이 잘 보이고 그 분을 안타까워 할 때, 우리는 예

수님의 마음을 닮아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잃어버린 양의 비유’이지요. 목자는 눈앞에 있는 아흔 아홉 마리 양만

보는 게 아니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한 마리 잃은 양을 보았습니다. 그게

목자의 눈이요 사랑의 눈입니다. 그리고 그 양을 찾아 갑니다. 바로 그 사랑이

우리를 찾아오신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 부흥, 한 생명을 소중히 하는 것

목회자로서 출석하신 아흔아홉의 성도들을 보느라고, 오지 못한 한 분을 잃어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보이는 많은 성도들 사이로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을 떠

올리며 안타까워하고 싶습니다.

“그 사람 하나 안 온다고 이 교회가 무너지나요?”

물론 그 한 사람이 오지 않아도 하나님의 교회가 당장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가진 교인들이 많아진다면 그 교회는 서서히 무너질 것입

니다. 그러므로 요즘 보이지 않는 이들을 볼 수 있는 눈, 그 눈이 귀합니다.

그냥 버려두면 그 영혼이 죽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예수님처럼 온 교우들이 한 생명을 소중히 하는 마음으로 섬길 때 교

회는 부흥할 것입니다. 꼭 인원이 늘어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양적인 부흥은

교회의 목표가 아니라,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사는 성도들의 자연스러운 결

과일 것입니다. 교회의 참된 부흥은 그런 성도들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 교회는 부흥하고 있나요?

예수님처럼 한 생명을 소중히 하고 있나요?

(눅15:6)“집에 와서 그 벗과 이웃을 불러 모으고 말하되 나와 함께 즐기자 나

의 잃은 양을 찾아내었노라 하리라”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