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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명(1) 감사한 죄
이름 최현장
작성일자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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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죄



감사의 절기

7월 첫 주일, 맥추감사주일입니다. 지난 6개월 내려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새

로운 반년 힘차게 시작하는 날이지요.

 

감사의 절기, 예 감사가 신앙의 결론입니다. 신앙이 깊을수록 감사가 깊어집니

. 오늘날 삶이 메마르고 영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성도들을 봅니다. 공통점이

있어요. 감사가 사라졌습니다. 감사 없는 인생은 많은 것을 갖고도 불행합니

. 그러나 무화과나무 잎이 말라도 감사하는 사람은 결국 풍성해집니다.

행복하니 감사하다? 감사하니 행복하다!”

 

<감사가 내 인생의 답이다>는 책이 있어요. 2장에는 이지선 교수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목은 애닯습니다. “조금 더 자르지 않아 감사하지 엄마”.

 

스물셋 꽃다운 여대생, 교통사고로 죽을 지경이 되었지요. 엄청난 화상을 입어

얼굴부터 온몸이 타버렸습니다. 수많은 수술 과정을 거쳐요. 한 번은 엄지를

제외하고 손가락 첫 마디들을 다 자르는 수술을 합니다. 절단 동의서를 쓰는

, 기가 막히지요. 그때 25살짜리 딸이 엄마를 위로하며 했던 말이에요. “

금 더 자르지 않아 감사하지 엄마”.

 

살기 위해 감사를 택했다는 신앙의 거인. 그녀는 절망 중에 매일 한 가지씩

감사를 찾아 하루를 시작합니다.

 

짧아진 손가락이지만 내 힘으로 손가락질할 수 있는 것, 엄지손가락으로 환

자복을 채울 수 있는 것,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 수 있게 된 것, 감사이다.

속 눈썹이 없어지니 땀이 그대로 눈에 들어가 눈썹 하나도 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 귓바퀴가 작아지니 머리 감을 때 귀에 물어 들어가고, 손마다 사이

에 주름이 없으니 손가락을 구부리기 힘들다는 것, 작은 것 하나하나의 소중

함을 깨닫고 매일 감사하게 되었다

 

속눈썹, 귓바퀴, 손마디에 주름. 이거 없는 사람 없지요. 그녀는 없어졌어요.

그러니 있는 게 당연하다? 감사이다!

 

감사의 반대말은 당연 입니다. 내게 있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는 사람,

행합니다. 감사로 받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이렇게 죽음 같은 고통을 감사로

견디며 공부한 그녀는, 결국 학위를 받고 모교인 이화여대 교수가 되었습니다.

감사가 내 인생의 답입니다.

 

감사한 죄

그런데 감사를 생각하는 이 맥추절에, 정작 감사가 걸립니다. 감사가 문제예

. “아 감사하지 않아서요?” 아니요. 반대예요. 감사하는 게 문제입니다.

슨 말일까요. “나는 내 감사만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지선처럼 사고당하지 않아, 손가락 멀쩡해서 감사합니다. 시청 앞 교통사고

로 사람들이 죽었는데 난 무탈해서 감사합니다. 군인들 죽어 가는데 우리 영

민이 잘 있어서 감사합니다(?)”

 

, 오늘 최 목사의 감사가 이런 감사라면?

 

<감사한 죄>

-박노해-

 

새벽녘 팔순 어머니가 흐느끼신다

젊어서 홀몸이 되어 온갖 노동을 하며

다섯 자녀를 키워낸 장하신 어머니

눈도 귀도 어두워져 홀로 사는 어머니가

새벽기도 중에 나직이 흐느끼신다

 

(중략)

 

내 나이 팔십이 넘으니 오늘에야

내 숨은 죄가 보이기 시작하는구나

거리에서 리어카 노점상을 하다 잡혀온

내 처지를 아는 단속반들이 나를 많이 봐주고

공사판 십장들이 몸 약한 나를 많이 배려해주고

파출부 일자리도 나는 끊이지 않았느니라

나는 어리석게도 그것에 감사만 하면서

긴 세월을 다 보내고 말았구나

 

다른 사람들이 단속반에 끌려가 벌금을 물고

일거리를 못 얻어 힘없이 돌아설 때도,

민주화 운동 하던 다른 어머니 아들딸들은

정권 교체가 돼서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어도

사형을 받고도 몸 성히 살아서 돌아온

불쌍하고 장한 내 새끼 내 새끼 하면서

나는 바보처럼 감사기도만 바치고 살아왔구나

나는 감사한 죄를 짓고 살아왔구나

 

새벽녘 팔순 어머니가 흐느끼신다

묵주를 손에 쥐고 흐느끼신다

감사한 죄

감사한 죄

아아 감사한 죄

 

물론 감사는 귀하지요. 그런데 내게 주신 은혜에 감사만 하고 있으면 부족합

니다. 감사하는 성도는 사명으로 향해야 합니다. 이게 오늘 감사절에 말씀 주

제예요. “감사로 돌아보고 사명으로 시작하고”.

 

사명, 하나님의 눈을 따라 가는 일

그러므로 내게 주신 은혜에 감사만 하고 있는 건 부족합니다. 하나님이 반만

기뻐하세요. 내 울타리 안에 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성도는, 울타리 밖을 향합

니다. “하나님의 눈은 어디를 향하고 계실까?” 이걸 보는 게 사명이에요.

 

대학에 합격했다, 직장에 들어갔다, 병이 나았다, 자식이 잘됐다”, 내게 좋은

일이 있어요. 감사해서 주님을 봤더니 눈에 걸리는 사람이 있으신가봐요. 합격

하지 못해 낙심해 있는 그 청년, 여전히 병고로 아파하는 환자, 오늘도 문제를

가지고 성전에 오른 성도. 그를 보고 계세요. 그 주님의 눈을 따라 그를 바라

보는 것, 사명입니다.

 

나 구원 받았다. 하나님 자녀 되고 은혜로 살고 천국백성이 되었다”. 그래서

감사했더니, 주님은 마음 아파 하십니다. 아직 믿지 않는 가족, 여전히 세상따

라 사는 인생, 천국을 준비하지 않는 사람. 그를 바라보시면서. 하나님의 눈이

향하고 있는 곳, 그곳을 따라 가서 주님의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고 기도하며

섬기는 사람, 사명자입니다.

 

세상 따라? 사명 따라!

운명 따라? 사명따라!

 



/사랑으로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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