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주간 성경통독학교

• "목사님! 다음 통독학교는요..."

방금 이상범 장로님께서 왔다 가셨습니다. 가을에 통독학교를 다시 열자고

말씀하십니다. 늘 긍정적이고 밝으신 장로님,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입니다.

우리는 지난 주간 <성경통독학교>를 열었습니다. 고난주간 월요일부터 금요

일까지 저녁마다 모여 신약성서를 전부 읽은 것입니다. 한 번 모일 때마다

대략 두 시간 반 정도, 시간마다 은혜가 가득했습니다. 마태복음부터 요한

계시록까지 각 권마다 제가 잠깐 설명을 하고 통독CD를 통해 속독으로 읽

어 냈습니다.

준비할 때는 몇 명이나 오실까 걱정했는데, 첫날부터 한 60여 명의 성도들

이 오셔서 마지막 날까지 대부분 완독하셨습니다. 밤늦게까지 불이 밝혀진

예배당은 흡사 신학교 강의실 같아서 모두가 열심이셨습니다. 참으로 주의

말씀이 “꿀송이 같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잠16:4) 되었습니다.

통독(通讀)이란 성경을 한 권씩 자세히 읽어 가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통으

로 읽는 것이지요. 특별히 그 시대의 상황과 역사 순서를 따라 읽어 가면

성경 전체의 흐름을 알 수 있어 좀 더 질서정연하게 성경을 이해할 수 있습

니다.

본디 통독은 동양에서 배움과 지식연구의 과정 가운데 유용하게 사용되던

방법이랍니다. 예를 들어 천자문이나 사서삼경 등의 경우, 책 전체를 여러

번 읽어가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직관(直觀, intuition)에 이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전체를 반복하여 읽는 것이 텍스트 전체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조병호, <성경통독 이렇게 하라> 17쪽)

• 숲과 나무

흔히 숲과 나무라 말하지요. 산은 나무와 나무들이 더불어 숲을 이룹니다.

“나무가 나무에게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던 신영복 선생님의 글처

럼, 나무 하나 하나가 모여 큰 숲을 이룹니다. 그러니 한 그루 한 그루 나무

를 자세히 톺아 봐야 합니다. 그 나무의 이름과 재질, 수령, 효용 등...

그러나 그 숲을 더욱 온전하게 알려면 나무들만 봐서는 안됩니다. 숲을 보

는 것입니다. 산에서 나와 그 산의 전체적인 형세며 위치, 생김새들을 보아

야 그 산을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어느 글에 보니 동양 사람은 숲만 보고 나무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군요. 반면 서양 사람은 나무만 보고 숲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지

요.

그러나 큰 사람은 숲과 나무를 동시에 살핌으로써 온전해지려고 애씁니다.

원주천변의 꽃을 보고 이 땅의 미래와 환경을 생각하며, 오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고 우리 경제의 흐름과 사회문화의 변화상을 살피는 것입니다.

숲과 나무를 따로 따로 보는 게 아니라 통합해서 보아야 합니다. 변증법적

통합의 시각이 있을 때 사물을 보는 이해를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성경도 ‘숲과 나무’로 보는 것입니다. 강해설교때나 성경공부때

처럼 나무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방법이 있는 가하면, 통독처럼 전

체를 통으로 읽어 숲을 바라보는 방법입니다.

• 성경통독학교를 마치고

읽고 또 읽고... 예수 그리스도의 여정을, 사도 바울의 행적을, 환란과 핍박

중에서도 믿음을 지키는 초대교회 성도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약을 다 읽고 나니 이제 구약에 욕심이 납니다. 아닌 게 아니라 몇몇 분

들은 벌써 “목사님, 우리 구약도 해요” 하는 말도 들립니다. 구약은 신약보

다 분량도 많고 내용도 어려워 높은 산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역사를 중심으로 읽으면 한결 수월할 것입니다. 청년학생들도 이 말씀의 대

열에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참으로 유익한 기회가 될 것

입니다.

금요일 저녁 통독 마지막 시간, 맨 끝 장인 계시록 22장은 온 교우들이 그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읽었습니다. (느헤미야8장)수문 앞 광장에서 에스라가

성경을 읽을 때, 모든 백성이 일어나 그 말씀을 들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랬더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그 동안에 힘들었던 마음들이 다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마치 사도바울처럼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킨 성도들이 수정 같은 유리 바다 앞 보좌 앞에서 하나님의 영광

을 찬양하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오늘 부활의 기쁨을 맞이하는 온 교우들에게 그 계시록의 마지막 말씀 그대

로 축복합니다.

(계22:20)“이것들을 증언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

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계22:21)“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