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펭귄 (First penguin)

• 펭귄들의 먹이사냥

‘첫 번째 펭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단순히 줄지어 서 있는 수많은 펭귄들

중에 맨 앞에 있는 펭귄을 나타내는 말이 아닙니다. ‘선구자’라는 뜻을 가진

관용어, First penguin 입니다.

언젠가 동물의 왕국에서 남극해에 있는 펭귄들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저들의 먹이사냥이었습니다.

바닷가 앞에서 수천수만 마리의 펭귄들이 머뭇머뭇하고 있습니다. 벌써 한

참이나 되었습니다. 펭귄이 먹이를 얻기 위해서는 물고기나 크릴 새우나 오

징어들이 가득한 바다로 뛰어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언제 먹이 사냥을 할

것인지 서로 쭈뼛쭈뼛 눈치만 보며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저들은 누구에게 신호를 받은 것인지, 아니면 무슨 ‘요잇

땅!’하는 소리를 들은 것인지, 갑자기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물속에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바닷가가 첨벙 첨벙 요동칩니다. 새까만 펭귄 떼가 무슨 벌떼처

럼 육중한 물을 가르며 자유자재로 먹이를 잡아채 집어 삼킵니다.

참 신비하지요. 펭귄은 육지에서는 뒤뚱뒤뚱 둔하기 짝이 없지만, 수중에서

는 매우 날렵하고 우아한 수영 실력을 갖고 있습니다. 시력은 비록 땅에서

는 형편 없어도 물속에서는 사물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펭귄은 강한 부리와 뾰족한 혀를 이용해 먹이를 낚아챕니다. 물갈퀴가

있는 발, 방향타 역할을 하는 삼각형의 꼬리, 강력한 근육으로 움직이는 날

개가 조화를 이뤄 놀라운 추진력을 발휘합니다. 보통 시속 24Km로 유영하

며, 순간적으로 시속 48Km의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펭귄은 남극해 먹이사슬에서 상당히 높은 위치에 있습니다.

• 첫 번째 펭귄

그러나 언제나 그보다는 더 높은 먹이 사슬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바다는

먹이가 풍부하게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자신보다 더 강한 포식자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위험한 곳이기도 합니다. 스쿠아를 비롯해 물개, 해표, 범

고래 등이 펭귄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천적들 때문에 수천수만의 펭귄들은 바닷물에 쉬이 들어가지 못하고

주저하는 것입니다. 배가 고파 한시라도 빨리 바다에 들어가 먹이를 잡고

싶지만, 바로 코앞 물속에 입을 벌리고 있는 더 강한 천적들 때문에 감히

뛰어들지 못하고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 시간이 계속됩니다.

바로 그때, 모두들 서로 눈치만 보고 꾸물대고 있을 때, 용감하게 바다로 뛰

어 드는 펭귄 한 마리가 있으니, 그가 바로 ‘첫 번째 펭귄’ 입니다. 그리고

한 마리가 과감하게 바다에 뛰어 들면, 이때다 싶어 모든 펭귄이 그를 따라

바다로 줄지어 뛰어 듭니다. 첫 번째로 바다에 과감히 뛰어드는 펭귄이 없었

다면 저들은 언제까지나 먹지 못하고 굶주리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펭귄들이 바다로 들어가게끔 만드는 가장 먼저 바다로 뛰어 든

첫 번째 펭귄처럼,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갖고 도전하는 처음

사람을 가리켜 ‘첫 번째 펭귄’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물론 먼저 바다에 뛰어든 그 펭귄은 천적의 표적이 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니 다들 주저할 수밖에 없겠지요. 위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

습니다. 뭐 잘났다고 먼저 뛰어 드나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로 바다에 뛰어 드는 이 용감한 펭귄은 끝내 가

장 많은 먹이를 얻을 수 있고, 저들을 통해 펭귄의 생명과 생존의 역사는 계

속되는 것입니다.

이 첫 번째 펭귄은 당연히 그 펭귄 무리들 중에서 지도자이며 리더입니다.

누군가가 첫 번째 펭귄처럼 뛰어 들어야 할 때 그 자리에서 머뭇거리면, 첫

번째 펭귄의 자리에서 밀려 나게 됩니다.

• 항존직 선거를 맞아

불확실성의 세계, 남들의 눈치를 보며 사는 시대입니다. 남들이 꺼려 하는

일이고 내게 손해 나는 일이라면, 나도 하지 않고 싶은 것이 당연지사입니

다.

그러나 누군가는 먼저 맨 앞줄로 가야하고, 누군가는 물속에 뛰어 들기 위

해 혹독한 눈물을 흘려야 하며, 그 누군가는 끝내 맨 첫 걸음을 내딛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 수 많은 펭귄들이 살 수 있습니다.

혹여 우리, 바다에 뛰어 들지 않음으로 굶주릴 수밖에 없는 펭귄들처럼, 내

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으로 우리 가정에 신령한 은혜가 메마르고, 내가

속해 있는 곳이 마땅히 얻어야 할 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요.

특별히 항존직 선거를 맞으면서, 모두가 제자리에서 머뭇거릴 때, 첫 번째

펭귄처럼 담대히 맨 앞에 서는 그런 성도가 그립습니다.

당신은 이 첫 번째 펭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12:24절)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