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이유, 희망

-RIP Mandela!

오늘 아침 우리는 이 시대를 비추던 큰 지도자 한 분을 잃었습니다. 넬슨 만

델라(Nelson Mandela), 전 남아공 대통령입니다. 인도의 간디와 함께 20세

기 정신적인 지주 가운데 한 분이신 고인은, 살아계실 때 전 세계 민주화의

상징이자 정의와 평화를 위한 투쟁의 표본이셨습니다.

• 만델라의 일생

그는 백인정권의 폭압적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흑백차별 정책에 맞

서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이끌다가, 27년 동안이나 옥살이를 합니다.

그러나 끝내 진실은 승리하는 법, 백인정권은 국내의 저항과 국제사회의 압

력에 못 이겨 1990년에 그를 석방하고 ANC를 합법조직으로 인정하게 됩니

다.

이어 백인정권과 ANC는 협상에 나서, 1994년 민주적 선거를 실시한다는 합

의를 이뤄냈습니다. 이 공로로 만델라는 1993년 아파르트헤이트 시대의 마

지막 백인 대통령인 F.W. 데 클레르크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해 흑인에게 투표권이 부여된 첫 민주적 선거에서 ANC가 다수당

으로 승리하고, 만델라는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의 나이 76세였습니다.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어 정권을 잡자 모든 흑인들은 보복을 원했고 백인들

은 두려워 이민 갈 채비를 하고 있었지요.

이때 만델라와 투투 대주교(Archbishop D. Tutu)를 중심으로 한 <진실과 화

해위원회>(Truth and Reconciliation Commission)는 전혀 다른 활동을 합

니다. 백인 경찰이나 군인이 자발적으로 고소자들 앞에서 이전의 범행을 털

어놓고 완전히 범죄를 인정하면, 재판도 처벌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과거 백인들의 만행을 분명히 드러내고 인정하게 하였지만, 나라의 미래와

화합을 위해 모든 보복을 전면 금지한 것입니다. 만델라 그가 말한 바처럼,

당시 남아프리카엔 정의 못지않게 치유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No one is born hating another person because of the color of his skin, or his

background, or his religion. People must learn to hate, and if they can learn

to hate, they can be taught to love, for love comes more naturally to the

human heart than its opposite."

“타인의 피부색, 배경, 종교를 증오하며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증오하는 방법

을 배우는데, 그것을 배울 수 있다면 사랑도 배울 수 있다. 사람에게 사랑이 증오보다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넬슨 만델라-

결국 2년 반에 걸친 청문회를 통해, 백인정권 당시 경찰, 군 등 안보 기관에

근무하면서 흑인에 대한 테러와 인권탄압을 자행한 가해자가 진실을 밝히고

용서를 구할 경우 사면하는 대화합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로 인해 남아공은

극심한 흑백 갈등을 겪지 않고 안정과 평화공존의 걸을 걷게 된 것입니다.

 

• 참된 용서와 화해

한번은 그 청문회에서 이런 감동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반 드 브렉>이라는 경찰관이 청문회에 섰습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동료와

함께 열여덟 살의 흑인 소년을 총으로 쏘고 증거인멸을 위해 시체를 바비큐

고기처럼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불에 태운 사실을 고백합니다.

8년 후에는 그 소년의 집으로 가서 장작더미를 쌓아놓고 불을 지른 다음 소

년의 아버지를 묶어서 불태워 죽인 사실도 있었습니다.

더 악질적인 것은 소년의 아버지를 불에 태워 죽일 때 소년의 어머니로 하

여금 그 장면을 강제로 지켜보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들과 남편을 잃은 노부인에게 법정은 물었습니다.

"반 드 브렉 씨에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경찰관은 고개를 떨군 채 노부인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녀의

입에서 상상할 수 없는 말이 나옵니다.

“반 드 브렉씨는 제 가족을 모두 데려 갔습니다. 그러나 제겐 아직도 그에

게 줄 수 있는 사랑이 많습니다. 한 달에 두 번 나는 그가 우리 집에 와서

하루 동안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제가 엄마 노릇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리고 하나님의 용서를 받았다는 사실과 나도 그를 용서한다는 사실을 알

았으면 합니다. 나는 내가 정말 용서했다는 것을 반 드 브렉 씨가 알 수 있

도록 그를 안아 주고 싶습니다.”

이 말을 마친 노부인이 증인석으로 걸어가는 동안, 법정 안의 누군가가 찬

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반 드 브렉은 그 상황

을 감당치 못하여 졸도해 버렸다고 합니다.

만델라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권력욕을 버리고 인류 평화를 위한 외길

에 매진해 세계인의 존경을 받으며 '성자'로 불려왔습니다.

1984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투투 대주교는, 만델라의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평생의 헌신을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마디바(만델라의 애칭)의 민주주의와 평등,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는 권

리의 향유에 대한 열정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각 사람 안의 무한한

가치라는 성경적 가르침에 의해 영감을 받아 왔다”

실로 만델라는 하나님 안에서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실

천한 것입니다.

• 기다림의 이유, 희망(Hope)

고인이 가신 오늘, 27년의 감옥생활을 견디고 대통령이 되어 흑백의 화합을

이루어낼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희망’이라고 말합니다. 흑인과 백인이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 사자와 어린양이 함께 뒹구는 세상에 대한 희망입니다. 오랜 감

옥 생활 속에서도 그는 이런 희망의 봄을 기다렸습니다. 그 희망에 대한 기

다림은 그에게 진정한 자유와 소망, 그리고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우쳐 주었

습니다.

한 번은 만델라가 감옥에 있을 때 그의 딸이 아이를 낳아서 데리고 왔습니다.

얼마나 그 손주가 예쁘고 사랑스러웠겠어요?

딸이 말합니다.

“아버지, 이 아이의 이름을 지어 주세요.”

딸의 요청대로 할아버지는 외손자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Hope(희

망)’이라고. “너는 나의 희망이다. 감옥에 있는 동안 희망은 나를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세월동안 옥살이 하면서도 그의 마음에는 언제나 희망

이 지배했습니다. 그런 희망이 있고 그 희망을 기다려 온 그이기에, 출감을

해서 보복하지도 아니하고 다 포용하며 용서했습니다. 진리를 향한 기다림

은 실로 절망을 뚫고 새로운 희망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주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待臨)의 절기, 고인이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희망은 무엇이고 기다림은 또 무엇입니까?”

RIP Mandela!

/사랑으로 샘물

* RIP. 흔히 묘비에 쓰이는 말로 ‘평화롭게 잠들다’(rest in peace)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