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을 축복하며

-2019년 환경주일에

    
• 참 좋다~

6월 첫 주일, 환경주일입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정한 올해 주제는 <생

명의 숲으로 푸른 하늘을>입니다. 교회 곳곳에 환경 포스터가 말합니다.

“숲은 가장 커다란 공기청정기, 정수기입니다”. 매일매일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하고 마스크를 챙기는 일이 일상이 된 시대, 실로 숨 쉬는 것이 두려워

졌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인간의 욕심과 욕망 때문입니다. 풀과 나무 한

그루, 흐르는 물과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함부로

먹고 마시고 버리고 개발하고 파헤쳤습니다. 북극곰의 눈물, 4대강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 지구곳곳의 이상기후로 수많은 생명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

다. 우리나라도 4계절이 사라졌고 계절마다 가뭄이요 산불이며 강들은 녹조

현상으로, 조류독감은 많은 가축들을 죽음으로 몰아갑니다. 계시록 일곱 봉

인이 풀리고 일곱 천사의 나팔 소리가 울리는 시대가 된 게 아닌가? 우박과

불이 땅에 떨어지고, 바다가 피로 변하고, 강물이 쓴 물로 변하고, 해와 달

과 별이 빛을 잃는 세상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지으시고 “참 좋

다” 하셨던 그 숨과 음성이 그리울 뿐입니다.

1854년에 미국 개척 초기, 땅을 팔라는 미국 정부의 제안에 아메리카 원주

민 시애틀 추장의 대답은 여전히 놀랍고 유효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땅을 사겠다는 당신의 제안을 심사숙고할 것이다. 그런데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는가? 공기의 신선

함과 반짝이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그것을 어떻게 팔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이 땅의 모든 부분이 거룩하다. 빛나는 솔잎, 모

래 기슭, 어두운 숲속 안개, 맑게 노래하는 온갖 벌레들, 이 모두가 우리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 신성한 것들이다. 만물은 서로 맺어져 있다. 인간은 생

명의 그물을 짜는 게 아니라 다만 그 그물의 한 가닥에 불과하다.”

    
• Natural Revelation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연을 통해서 주시는 하나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신학자 제임스 보이스(James Boice)는 하나님께서 주신 큰 선물이 둘 있으

니, 하나는 성경이고 또 하나가 자연이라 합니다. 자연이 큰 책이라면 성경

은 작은 책이라. 그래서 자연은 일반계시(General Revelation), 성경은 특별

계시(Special Revelation)라 하지요. 신실한 성도는 성경을 통해서, 그리고

자연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그리고 돌이켜야 합

니다. 지금도 늦었지만, 지금이 돌이킬 때입니다. 돌이키지 않으면 거라사의

돼지 떼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눅8장).

    
“우리는 창조신앙을 따라 자연과 생명체를 사랑하고,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자원을 절약하고 절제하며,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는 환경 보

전에 관심한다.”

    
어디 무슨 거창한 환경 세미나에 슬로건 같지요. 바로 우리 교회 교인헌장

다섯째 조항입니다. 교회요람에 보시면 앞쪽에 <원주영락교회 교인헌장과

실천사항>이 있는데, 환경주일을 맞아 다시 마음에 새겨 보시면 좋겠습니

다. 아울러 녹색교회와 녹색 성도를 위한 십계명을 올립니다.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것도 있고 아직 요원한 것도 있습니다.

    
<녹색 교회 십계명>                         

1. 환경주일(6월 첫 주일)을 정하여 지킵니다.

2. 신음하는 피조세계를 위해 기도합니다.

3. 하나님의 창조 세계 보전을 위해 설교합니다.

4. 창조 보전을 위한 교육과 훈련을 합니다.

5. 환경 전담 부서를 둡니다.

6. 환경을 살리는 데 예산을 책정합니다.

7. 불필요한 행사와 소비를 줄입니다.

8. 냉난방을 절제합니다.

9. 중고품, 재활용품, 환경상품을 애용합니다.

10. 지역사회와 교회들 간에 환경보전을 위해 연대합니다.

    
<녹색 기독인 십계명>

1. 쓰지말자 일회용품

2. 이용하자 대중교통

3. 삼가하자 합성세제

4. 사용하자 중고용품

5. 아껴쓰자 물과전기

6. 절제하자 육식음식

7. 잘지키자 성수주일

8. 조심하자 소비광고

9. 관심갖자 소박한삶

10. 함께하자 약한이웃

    
• 동물들을 축복하며

<자연과 말씀>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 엮어 만든 생

태 설교집인데, ‘창조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긴급한 메시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엮은이 루터교 신학자 데이비드 로즈(David Rhoads)는 재미있는

꿈을 전해 줍니다. <동물들을 축복하며>라는 제목으로 동물들과 함께 했던

성찬식입니다.

“이제 여러분 피조물 모두에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어느 날 밤, 저는 꿈속

에서 환상(vision)을 보았습니다. 저는 성찬식을 하는 동안 대성당의 앞줄에

있었습니다. 저는 성찬대 앞의 첫 번째 사람에게 사제가 빵을 건네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시 보니 성찬대 앞의 다음 형상은 뱀이었습니다. 뱀은 바닥에

서부터 몸을 꼬아 성찬대 위로 몸을 구부려 그리스도의 은혜를 얻기 위해

머리를 앞으로 쭉 뻗었습니다. 그 다음은 또 다른 누군가였습니다. 앞발을

성찬대 위에 놓고 그리스도의 은혜를 받기 위해 구부리고 있던 것은 너구리

였습니다. 또 저는 새 한 마리가 성찬대의 구석에 앉아 빵 부스러기를 먹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꿈속에서 이 장면을 목격하고 난 뒤에 갑자기 대성당의

벽이 사라지더니 그 밖은 사방에 온갖 종류의 야생동물이 돌아다니는 잎이

빽빽한 정글이 되었습니다. 그 순간, 그것은 마치 분리의 장벽이 사라진 것

처럼 보였고, 그것은 하나님은 찬양하며 그리스도의 은혜를 칭송하는 모든

창조세계의 상처 없는 땅이었습니다”

(<자연과 말씀>, 동물들을 축복하며, 367쪽)

    
이사야를 통해 하신 하나님나라에 대한 환상이 그대로이지요(사11:6-9). 그

날은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고 장난하며, 이리가 어린 양이

사자와 송아지가 함께 뛰노는 곳입니다. 환경주일을 맞아, 이 땅의 모든 동

식물을 축복합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우주 만물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을

찬미합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는데 우리 교회가 귀히 쓰임 받기

를 소망합니다.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