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부활주일 설교 중 '세월호' 부분을 정리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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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 삼마의 하나님> 

 -겔48:35

(중략)...

그런데요, 올해 이 부활절은 온전히 기뻐할 수만은 없습니다.

저기 진도 앞바다에서 들려오는 믿기지 않는 사고 때문입니다.

• 세월호 참사

특히 봄꽃 같은 어린 학생들이 그 안에 가득한 걸 생각하면 눈물이 흘러 억 

장이 무너집니다. 부모네 마음은 어떠할까요? 구조상황은 제자리에서 맴돌

고, 아직도 269명의 실종자들이 생사를 모른 채 물 속에 잠겨 있습니다.

죽음의 행렬에는 결혼을 앞둔 두 남녀도 있었습니다. 온 가족이 제주도로

이사 가는 희망찬 길에서 참변을 당해, 5살 어린 딸만 살아남기도 했습니다.

한 학생이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는 온 국민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지

요.

“엄마, 내가 말 못 할까봐 미리 보내 놓는다. 사랑한다.”

이들 가운데는 안산의 교회에 등록된, 예수 믿는 아이들만도 47명이 된다고

합니다.

(제가 교육전도사로 섬기던 안산제일교회. 8명이 갔는데 7명이 실종되었습

니다. 모두들 독실한 신앙인의 가정이라고 합니다)

저들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저는 이렇게 써 보았습니다.  

"항상 시키는 대로 따르기만 했던 착한 아이들아

가만히 있으라면 가만히 있고 기다리라면 기다리던

아직 저 산에는 봄꽃들이 다 피지도 못했는데

아직 4월의 바닷바람은 춥고 물은 험하기만 한데

거꾸로 처박힌 배 안에서  

점점 차오르는 물 속에서  

얼마나 두렵고 겁이 났을까  

엄마 아빠를 불렀겠지  

친구들의 손을 붙잡았겠지  

그 와중에 ‘사랑한다’는 문자는 엄마를 걱정한거니

십자가에서 붉게 들려 오는 살려 달라는 외침!

그 아래에 어미아비들 가슴은 잿더미가 된다.

배 안 어디쯤에서 죽음과 사투를 벌였을 내 아이들아

먼저 도망 나와 온돌침상에서 젖은 돈을 말리는 대리선장도

미숙하고 조급하게 배의 방향을 전환한 3등 항해사도

바로 어른들 모습이고 이 시대 모습이니  

미안하다 얘들아 참으로 부끄럽구나 

백령도 <천안함>에서 젊은 군인들 산화하더니

태안 해병대 훈련받던 고등학생들 억울하게 가더니

경주에서도 지붕 무너져 꽃같은 대학생들 일찍 지더니

오늘은 진도 앞바다에서 생때같은 아이들,  

다시 이유도 모르고 죽어간다 

어쩔거나 불쌍한 아빠엄마들  

어쩔거나 불쌍한 우리 민족  

그 아픔 눈물되어 온 땅을 적신다."

(지난 주 목자의 글, 전반부)  

여러분, 공감하십니까?

이런 속에서도 따스한 이야기들이 전해집니다.  

단원고 남윤철 선생님. 마지막까지 선내에 남아 제자들을 구하다가 자신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승무원 박지영씨,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고 탈출을 돕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누나는 왜 구명조끼를 입지 않아요?” “너희들  

다 구하고 나도 따라 가겠다. 바다로 우선 뛰어 내려라”... 자기자신보다  

어린 학생들의 생명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5살된 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올려주고 자신은 뱃속에 남은 한 살위 6살  

오빠... 

이 모두 참 안타깝지만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입니다.

 • 여호와 삼마

그러나 이런 훈훈한 이야기로 위로받고 말 일이 아닙니다.

고난과 부활의 기간에 맞은 이 참사를 성도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하나님이 역사의  주인이시라’ 믿고 고백하는 성도들일진대, 신앙적으로 어

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요.

이런 마음이 들 때, 주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주십니다.

오늘 구약의 본문입니다.

(겔48:35절)“그 사방의 합계는 만 팔천 척이라 그 날 후로는 그 성읍의  

이름을 여호와삼마라 하리라”  

여기 ‘삼마’라는 단어는 ‘There(거기)’. ‘여호와 삼마’는 ‘여호와께서 거기 계 

신다’는 뜻입니다.

남유다가 바벨론 느브갓네살에게 멸망당해서, 왕과 왕족들 귀족들이 바벨론

으로 끌려갔는데, 이때 에스겔도 사로잡혀 갔고 그 후 예루살렘은 완전히 무

너지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때에 선지자로 부르심을 받은 에스겔은 선포합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경고이니 회개하고 돌아오라”

여러분, <세월호> 사건은 단순한 재해가 아니라, 이 나라의 총체적 몰락을  

여실히 드러낸 인재입니다.

자기만 살겠다고 빠져 나온 선장에게서 흉물스러운 이 시대 속살이 드러납

니다. 물질적 탐욕과 윤리적 도덕적 성적으로 타락하고, 죽고 죽이는 살벌한

생존경쟁에 내몰려야하는 젊은이들 학생들, 선진국이라 하면서 정치경제언

론은 부정과 거짓으로 일삼는 이 시대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무엇보다 타락한 세상에 거룩한 방주가 되지 못하고, 세상과 똑같이 돈의

노예가 되고 세상우상과 사단의 문화에 물들어서, 제몸집만 부풀리는 한국

교회를 향한 경고의 사건은 아닌지 두렵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철저히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돌아가야 합니다. 한국교회 

가, 우리 원주영락교회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서 이 땅에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이 죽어가는 사회를 부활과 생명, 정의와 평화의 길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 주님은 거기 계셨다

 그런데 에스겔서는 이런 경고의 말씀만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엄청난 재난을 당한 우리에게 에스겔서를 통해 '위로'의 말씀

을 하십니다.

본문은 에스겔서 마지막 말씀인데요, (1-48장)까지 하나님이 가장 하고 싶

었던 말씀이십니다. 뭐에요?  

‘여호와 삼마, 내가 거기에 있노라’... 

바벨론에게 멸망을 당할 때,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영광이 그들로부터 떠났 

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벨론에게 개처럼 끌려갈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버리

셨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쑥대밭이 되었을 때, 그들은 하나님

이 거기에 계시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왕의 두 눈이 뽑히고 왕자들이 죽음을 당하고, 왕비의 몸이 욕을 보이고...)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 말씀은, ‘여호와 삼마’ 였

습니다. ‘하나님은 거기 계셨다’...

그들이 비참하게 포로로 끌려가는 순간에도 하나님은 거기 계셨습니다. 거

기서 뭐하셨느냐? 무기력하게 원수의 조롱하는 소리를 함께 들으셨습니다.  

바벨론 포로로 고통을 당할 때도, 하나님은 거기에 계시면서 힘없이 함께  

고통당하셨습니다.

이것이 오늘 말씀의 핵심입니다.

여러분, 그렇다면 하나님은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당신의 백성들이 고통당하 

는 곳에 계십니다. 이스라엘과 함께 눈물을 흘리시던 하나님께서는, 지금 우

리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 계십니다.

1986년 노벨문학상 <엘리 위젤>. 유대인. 2차대전때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Holocaust), 대학살의 생존자중 한 사람입니다. 그는 눈앞에서 자기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누이 세 사람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가는 것을 지켜 보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 가족의 죽음 이상으로 그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한 사건 

을 회고합니다. 불과 13살 소년이 감옥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걸렸습니다. 수용 

소 전체 포로들이 모인 자리에서 교수형에 처해집니다. 30분 이상 목이 졸린  

채로 허공에 매달려 몸부림치며 혀가 다빠지고 눈은 아직도 살아 움직이며 서 

서히 죽어가는 처참한 장면을 보면서 엘리 위젤은 피눈물나는 외마디 절규를  

토해내었습니다.  

“하나님,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  

(왜 아니겠어요?) 

그런데 그때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분명한 주님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여기 있지 않느냐? 내가 저 소년과 함께 매달려 있지 않느냐! 너희들의 고통과  

절규 가운데 함께 있지 않느냐!” 

•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우리의 희망

여러분, 기억하십시오. 2천년 전 십자가에서 우리 죄와 고통을 대신 짊어지

신 주님은, 지금도 부활하셔서 우리 당하는 고통 속에 함께 하십니다.

‘여호와 삼마’의 하나님이시라...

우리 주님 십자가를 돌아보실까요.

가장 연약한 모습으로 신음하고 아파하고 몸부림하셨습니다.

“아, 내가 목마르다.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그 고통과 부르짖음을 통해 우리를 구하셨습니다. 십자가에서 힘없이 모욕

과 미움, 버림받은 자가 되심으로 인류를 구원하셨습니다.

그 십자가 길이 예수 그리스도의 길입니다. 이제 이후로도 영원토록 그렇게

신음하고 아파하고 죽어가는 영혼들과 함께 있겠음을 선언하시는 것이 십자

가입니다. 지금도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 방식으로 고통 받는 백성들과 함께

하고 계십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감히 이렇게 고백합니다.

“진도 앞바다 침몰한 <세월호> 안에, 주님은 거기에 계십니다.”

2천 년 전 십자가에서처럼 그렇게 하신 것처럼, 거기서 함께 난파당하시고

뒤집히시고 고통당하셨습니다. 여호와 삼마라...

‘왜 가만히 계셨느냐’ 분노하지 마십시오. 2천 년 전 군중들도 그 말을 했습 

니다.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왜 가만히 있느냐! 우리를 구원하라”

그렇게 하시는 건 우리가 알 수 없는 하나님의 비밀입니다. 우리 주님, 천군

천사를 동원할 수 있지만, 그저 눈물을 머금고 못자국 난 손으로 <세월호>

안에서 한 사람씩 어루만져 주고 계십니다.

“내가 그 고통을 안다, 끝까지 힘을 내라”고...

고통당한 경험이 있기에 그 고통과 함께, 아파해본 경험이 있기에 아픔과

함께, 죽어본 경험이 있기에 죽어가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계십니다.

(히4:15)“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 연약함을 체휼하시는 자요... 모든

일에 우리와 한결같이 시험을 받은 자로다”

그것이 십자가입니다. 이것이 십자가를 통한 하나님의 방식입니다. 가장 연 

약하고 미련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구원과 사랑을 이루십니다. 그것을 깨닫

는 것이 오늘의 부활입니다.

“여호와 삼마, 하나님은 바로 그 곳에 살아 계셨습니다”.

이 시간, 하나님없는 듯한 재난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하나님을 말하고자 합

니다.

“여호와 삼마! 하나님은 죽지 않으셨다고, 바로 그 현장에 살아 계셨다고,

몸서리쳐지는 그곳에 지금도 살아계시다고...”

만약 우리가 이것을 믿을 수 있다면, 우린 어떤 순간에도 아주 절망할 수

없습니다, 끝까지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부활의 성도들이 할 일입니

다.

거기에 우리의 희망이 있습니다. 다시, 우리 주님만이 희망입니다.

<주여 일어나소서>

조금만 더 기다리거라 얘들아  

조금만 더 힘을 내거라  

서로 손을 잡고  

서로 고개 끄덕이며  

무심한 배창문 두드려가며  

"나 여기 있어요  

우리 여기 있어요"  

이제 어둠을 몰아낼 부활의 아침  

죽음의 쇠를 뚫고 나올 붉은 해같은  

부활의 여명이 동터올테니

주님, 이제 무덤에서 일어나소서  

“내가 여기 있다” 대답해 주소서 

떨고 있는 아이들을 따스히 안아 주소서  

꺼져가는 촛불이 다시 밝혀지게 

절망이 변해 기쁨의 춤을 추도록  

부활의 기쁨이 삼천리에 가득하도록 

주님, 이제 일어나소서  

주님 주님 부활의 우리 주님!  

(지난 주 목자의 글 하반부)

∴오늘 말씀 마칩니다. 무덤에서 일어나 부활하사 여호와삼마로 우리와 함

께 하시는 주님의 은총이, 오늘 이 자리에 그리고 슬픔을 안은 이 땅에 모

든 백성들 가운데 가득하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