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중품은 카운터에!

얼마 전에 목욕탕에 갔는데, 늘 보던 이 문구가 새삼 눈에 들어 왔습니다.

귀중품은 카운터에 맡기십시오.

분실 시 책임지지 않습니다.

-주인 백-

무슨 말인지 아시지요. 고가(高價)나 귀중한 물건을 갖고 있다가 괜히 도둑

맞지 말고 주인에게 맡기라는 것입니다. 사실은 맡기지 않은 것은 절대 책

임지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는 경고문입니다.

그러면 혹 맡길 만한 거 가지고 있진 않나 하고 주머니를 뒤져 보곤 합니

다. 지갑에 돈이 많기라도 하면 맡기는 것도 미덥지 않아 잠시 갈등하는 때

도 있지요.

가만히 그런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하나님도 이렇게 말씀하시는 건 아닐까?

내가 인생의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면 책임져 주시지만, 하나님께 맡기지 않

으면 책임지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백?

물론 하나님께 맡긴다고 늘 기적 같은 방법으로 문제가 사라지거나 해결되

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이제 나는 아무 것도 안해도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은 내 방식을 죽이고 하나님의 방식을 따라 최선을 다

하고, 마지막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 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 상황은 그대로라 할지라도, 우리들 마음에

주께서 주시는 평안이 자리합니다. 끝내 그 평안으로 말미암아 담대해져서

그 문제에 승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사는 사람은 평안을 누립니다. 맡기지

못할 수록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믿음의 반대말은 두려움이라!

• 먹구름 너머에 있는 평강

비행기 타면 이런 경험합니다. 비행기가 이륙해서 적정 높이로 올라가기 전

에는 심하게 흔들립니다. 올라가다 갑자기 뚝 떨어지는 때도 있습니다. 혹시

날씨가 좋지 않은 때는 한 치 앞도 안보이게 먹구름도 가리고 강풍도 만나

서 막 날라가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그때는 괜히 기도가 나오지요. 지은

죄도 생각나고.

그래도 조금만 기다리면 이내 고요해 집니다. 창문을 열면 주변에 파란 하

늘이 옥처럼 펼쳐져 있고, 비행기는 꼭 제자리에 멈춘 것처럼 아무런 요동

도 없이 편안합니다.

날씨가 금방 바뀐 것일까요? 그게 아닙니다. 비행기 저 아래는 여전히 시커

먼 먹구름입니다. 단지 비행기가 높이 올라 온 것입니다. 약 3만 피트(1만

m) 이상 고도를 유지했기 때문에 평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주 비행기를 타는 사람은 출발해서 이륙할 때까지 조급해지지 않

습니다. 비행기가 좀 흔들리고 요동쳐도, 베테랑 기장을 믿고 몸을 비행기에

모두 내맡기는 것입니다. 가만히 기다리다 보면 비행기가 중심을 잡고 목적

지까지 편안한 여행을 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먹구름이 우리 주위에 있다 할지라도 그것만 바라보지 마

십시오. 광풍에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먹구름과 광풍 그 너머에는 평안이 준

비되어 있습니다.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저를 의지하면 저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같이 하시리로다”(시37:5절)“

•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예수를 믿으면서도 맡기지 못해 불안해하는 사람은 불쌍한 성도입니다.

하나님께 맡기고도 불안해서 낑낑대는 성도는 더더욱 불쌍합니다.

가장 불쌍한 사람은, 예수를 믿으면서도 돈과 세상에 나를 맡기고 사는 성

도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사신다고요?

그렇다면 내게 있는 이 불안은 무엇입니까? 그 두려움은 또 무엇입니까? 맡

기지 않은 것입니까? 혹 70%만 맡긴 것입니까?

모든 것을 다 맡긴 성도에게 주님은 평강으로 보답해 주십니다.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은 내 모든 욕심과 욕망을 내려 놓는 것입니다. 인간

의 욕심으로부터 모든 염려와 두려움이 생겨나기에 그것을 내려 놓으면 우리

안에 평강이 임합니다.

또한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은 모든 것이 하나님 손에 있음을 믿고 인간적인

지혜와 방법을 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끝까지 주님 말씀을 따라 그 방식에

순종하며 최선을 다하는 삶입니다. 설령 내 생각대로 그 결과가 나오지 않았

다 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해서도 감사함으로 받아 들이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내 생명(운명)까지 주님께 의탁하는 것, 맡긴다는 말입니다.

누가 믿음이 좋은가? 잘 맡기고 사는 사람입니다.

누가 행복한가? 문제는 많지만 전적으로 맡기는 사람입니다.

그에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면서 말씀이 이

끌어 가는 대로 나를 드러냅니다. 그러므로 맡기는 삶을 위하여 때마다 분

초마다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십시오. 주님은 맡기지 않은 것은 책임지시지

않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처음 하신 말씀은 이것입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Peace be with you!)

• 내 영혼 평안해

찬송가 413장 <내 영혼 평안해>에 대한 깊은 사연이 있습니다.

기독공보 200년 5월 12일자에 실린 내용입니다.

이 찬송가의 작사자 호레이쇼 G. 스패포드(H.G. Spafford)는 시카고의 저명

한 변호사였고 장로교회 장로였다. 평화롭고 행복한 가정에 시련이 닥친 것

은 1873년이었다. 화재로 집이 불타고 재산은 전부 재가 되고 말았다.

원래 스패포드는 병약한 아내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유럽에 가서 휴양할 계획

이었다. 뉴욕에서 11월 15일에 출발하는 프랑스 여객선 '빌 드 아브르'에 예약

도 한 터였다. 그런 상황에서 시카고에 대화재가 있어， 그의 가족이 출석하는

무디 교회도 잿더미가 되었다.

스패포드는 교회 재정을 담당하고 있어， 불타버린 교회 건물 재건 때문에 도

저히 시카고를 떠날 형편이 되지 못하였다. 때문에 그의 부인과 네 명의 딸(매

기，태니타，애니，베시)만 여객선을 타고 먼저 출발하였다.

프랑스 선적의 여객선은 일 주일 동안 대서양을 순항하였다. 11월 22일 새벽 2

시， 손님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 영국 선적의 철갑선 '로키안'과 정면으로 충

돌하였다. 여객선은 2백26명의 선객을 실은 채 바닷속으로 침몰하기 시작하였

다.

사고가 발생하자 스패포드 부인은 네 아이를 이끌고 갑판 위로 달려 올라왔다.

그들은 두려움 속에서도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

였다. 그러는 동안에 여객선은 완전히 침몰하였다. 30분도 채 못 되는 동안의

일이었다.

스패포드 부인은 실신하여 익사하기 직전에 '로키안'의 구명정에 의해 구조되

었다. 로키안은 9일 후인 12월 1일 웨일스의 카디프에 도착하였다. 스패포드 부

인은 우체국에 가서 남편에게 전보를 쳤다. '혼자 구조됨(Saved alone)'.

교회 교인들이 찾아와 위로할 때 스패포드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내게 어려운 고난이 닥쳐왔으나， 주님을 의지하게 되니 매우 기쁘다".

그는 아내를 데리러 서둘러 영국으로 가는 배를 탔다. 어느 날 그 배의 선장이

스패포드를 선장실로 초대하여 그에게 말하였다.

"이 배는 지금 당신의 아이들이 타고 있던 배가 침몰한 곳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스패포드의 마음에는 신앙에 대한 갈등과 의심과 불안과 공포가 거친 파도가 되

어 휩쓸려 왔다. 그는 밤새껏 울며 기도하였다. 날이 새면서 그의 마음에 믿음으

로 말미암은 평화가 찾아왔다.

"강과 같은 평화를 누릴 때나

풍파 속에 놓일 때나

주 예수는 나에게 말씀하네

나의 영혼은 평안하다"

When peace, like a river, attendeth my way

When sorrows like sea billows roll

Whatever my lot, Thou hast taught me to say,

It is well, it is well with my soul

후렴)내 영혼 평안해 내 영혼 내 영혼 평안해

(Refrain) It is well (it is well) with my soul (with my soul)

It is well, it is well with my soul

이 찬송가는 1876년에 '하나님의 진리 등대'(510장)의 작사，작곡자 필립 블리스

가 작곡하였고，유명한 복음성가 가수 생키가 무디의 집회 장소인 페어웰 홀에서

불렀다.

찬송가의 뛰어난 작사， 작곡자인 필립 블리스는 이 곡을 작곡한 1876년에 즉시

생키와 공동으로 편찬한 '복음성가집'에 제76장으로 수록하였다. 그리고 그 해

12월 29일에 기차 사고로 죽었다.

이 찬송가의 작사자 스패포드는 1881년， 시카고에서 아주 떠나 예루살렘에 가서

한 수도원에 정착하여，주의 사도로 삶을 마감하였다.

(기독공보. 2706호 2009년 5월 12일자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

주께서 말씀하시는 평안은 바로 이런 평안입니다. 비바람이 사라진 평안이

아닙니다. 먹구름이 물러간 평안이 아닙니다. 폭풍우가 그친 평안이 아니라

모든 것이 다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평안, 이런 초

월적인 평안입니다.

오늘 당신에게 이 평안이 있으십니까?

어느 귀중품 보다 소중한 당신을 하나님께 맡기셨습니까?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

하지도 말라.”(요14:27절)

/사랑으로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