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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의 글

제목 내 생각대로 안 될 때
이름 최현장
작성일자 2021-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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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대로 안 될 때>


생각대로 T(?)

봄볕이 좋은 어느 날, 교회에서 집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삼광택지 길이 어

색합니다. “내가 왜 여기 있지? 이 길이 어떤 길이지?”. 그리도 오래 오가던

길인데 그 날따라 새삼스런 느낌이 든 것입니다. 이 길은 어릴 적 부모님 손

을 잡고 거닐던 청주 금천동 길이 아닙니다. 신학생때 10여년을 오르내렸던

서울 광장동 장신대 길도 아닙니다. 부목사 시절 닳고 닳게 다녔던 영등포 길

도 여의도 벚꽃 길도 아니었습니다. 낯설고 물설은 강원도에 내려와서 20여년

가까이 걸으며 오가던 길, 장일순 무위당로를 지나 삼광 방앗간, 봉산어린이

, 강희연 미용실, 그리고 사택에 이르기까지. 눈 감아도 찾아 가는 길, 가만

히 그 길을 걷다가 우두커니 멈춰 서 있었습니다. ‘이 길이 내가 오고 싶었던

길인가?’ ‘내 인생의 계획표에 있었던 길인가?’

    
인생 길 돌아 보니 내 가고 싶었던 대로 간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신학교에 들어간 길도, 그러다 목사가 된 길도, 무엇보다 원주

봉산동 영락교회에서 목회하게 된 이 길도, 내가 오랫동안 생각하고 꿈꿔오던

길은 아니었습니다.

    
교회는 어떨까요? 내가 생각하던 바로 그 교회일까요? 신학교에서 목회를

꿈꾸며 마음에 그려 왔던 교회.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 교회는 여전히 마음

속에 있습니다. 어쩌면 그 교회는 천상에나 있는 교회일지도 모릅니다.

    
때론 집에 들어가서도 낯설 때가 있어요. 내가 생각해 오던 아내가 아닙니다.

제가 눈이 좀 높거든요(?). 내가 원하던 모습으로 아이들이 자랐을까? 천만에

만만에입니다. 인생은 내 생각대로 이루어지지도, 결코 내 맘대로 되지도 않았

습니다. 내가 계획하고 목표하며 원했던 길을 간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오히

려 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가 많았습니다.

    
어떠십니까? 인생이 내 맘대로 이루어져 왔습니까? 가정이 자녀들이 내 생각

대로 되어 왔습니까? 그 일이 그 문제가 내 뜻대로 움직여 가던가요? ‘생각대

T(?)’ 그렇지 않습니다. 인생은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도, 조작할 수도 없습

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문제는 이것이지요. “내 생각대로 되었다면 어떠했을까? 잘 되었을까? 행복했

을까?” 이 질문 앞에서 저는 장담합니다. 만약 내 생각대로 내 인생이 왔다

, 불행했을 것이라. 가정은 벌써 무너졌을 것이고 한 교회에서 오래 목회하

지 못했을 것이라. 아니 목회의 길에서 벌써 떠났을 것입니다. 제가 신학교때

별명이 최혈기라 했지요. 지금도 신학교 친구들이 저를 만나면 말합니다.

최목사가 목회하는 거 보니 하나님이 살아 계시네

그만큼 교만했습니다. 그 교만이 하늘을 찔러서 많은 사람을 상처내고 죽였을

것입니다. 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런 고백까지 합니다.

내 생각대로 되었다면, 나는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제 성질에

못 이겨 화병으로 가든지, 목숨조차 제 마음대로 좌지우지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입니다. 내 생각대로 된 것이 축복이 아니라, 내 생각대로 내 인생이 오

지 않은 것이 축복입니다. 그것이 감사입니다. 내 생각대로 왔으면 큰 일 났을

인생입니다. 내 맘대로 되는 길은 틀린 길이 많습니다. 그때는 내 생각대로 이

루어지지 않아서 실망했지만, 내 뜻과 계획이 틀어지게 되어 미칠 지경이었지

, 하나님의 생각과 뜻이 이루어지셨음이 은혜입니다.

    

그렇게 봄볕 좋은 날 봉산동 어느 골목길에서, 내 삶을 돌아보며 쓴웃음 짓다

가 눈물로 바뀌었습니다. “정말 내 생각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네? 그래서 감

사합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어느새 입가에 이 찬송 가득 찹니다.

날이 저물어 갈때 빈들에서 걸을 때 그때가 하나님의 때

내 힘으로 안될 때 빈손으로 걸을 때 내가 고백해 여호와이레

주가 일하시네 주가 일하시네 주께 아끼지 않는 자에게

주가 일하시네 주가 일하시네 신뢰하며 걷는 자에게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빨간 머리 앤>, 얼굴에 점이 가득하고 땋

아 올린 머리에, 그 예쁘고 귀여운 말괄량이 앤은 말합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참 멋진 일이에요.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곤 하거든요.”

    
. 인생이 내 생각대로,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 그때 내 자세입니다. 원망

과 분노를 가라 앉히고, 내 생각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멋진 일을 차분히 내

다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계획이 있어도 오직 여호와의 뜻만이 완전히 서리라

(19:21)

    
/사랑으로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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